춥네요 > 온카판

작성일 25-01-10 14:01

엊그제 도박관련 경찰조사 받고 집에와서. 스트레스 때문에 몇잔 먹고 일찍 잤네요
일어나보니 보훈병원으로부터 부재중 전화가 있길래 다시 전화를 해보니
할아버지 임종 소식이었습니다

자차도 없어서 정신나간사람처럼 25만원 나오는 거리를 택시타고 갔습니다
수순밟고 나와서 담배한대 태우는데
눈물도 안났습니다. 너무 부끄러워서

엄마 아빠는 원래 없었고 할머니는 돌아가신지 좀 됬습니다
할아버지는 군인이셨고 해가 거듭될수록 몸이 많이 안좋아지셔서
그나마 다행이게도 국가유공자셨기에 보훈병원에서 거의 무상으로 입원치료가 가능했습니다.
저도 직장생활을 할 때 달마다 두세번씩 꼭 들렸었구요

도박에 빠진뒤로는 솔직히 잘 못갔습니다.

원래 전화 잘 안하시는 분인데 가끔 전화오면 일이 바빠서 조만간 들리겠다는 말만 했어요.

근데 이렇게 전화를 받고 오니 사람이 너무 무력해지네요

장례도 보훈병원 장례식에서 어느정도 지원 해주는 줄 알았는데.. 오히려 가입되어있는 상조도 이용 못할뿐더러 일반 상조보다 더 비싸다고 하네요

친척들은 제가 애기때부터 원래 사이가 안좋았는지라 연락을 한적도 본적도 없었고
남은 가족이 저뿐인데 그 남은 제가 개털입니다

장례비용도 평소에 알아보지도 않고 크게 관심도 없었던터라 몰랐는데. 많이 비싸더군요

저한테는 택시비25만원이 전부였었는데요

어떻게든 하고싶었는데..결국 빈소없이 진행해주는곳이 있어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이마저도 비상금대출을 받았네요..

엄마아빠대신 할아버지가 저를 키워주셨기에 아버지같은 분이었는데 이렇게 보내드리는게 맞나 싶기도 하고
돈앞에서 아무것도 할수없는게 너무 후회스럽고 제 자신에게 원망스럽습니다

돈이 없을땐 조금 잃은거 같았는데
하나 남은 가족이 사라지니 전부 잃은거같네요

올해 1월이 왜이렇게 힘들고 더 추운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앞으로 당연히 도박은 쳐다도 안볼거구요..

새 삶을 살려 하는데 정말 눈앞이 캄캄하네요..당장 뭐부터 해결을 해야하고 어떻게 해결을 할 수 있을지..

이 커뮤니티에서 도박하시는 모든 분들은 저같이 후회하는 일 없길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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